김인겸(1945-2018)의 개인전 ≪조각된 종이, 접힌 조각 Papier Sculpté, Sculpture Pliée / Sculpted Paper, Folded Sculpture≫이 우손갤러리 대구에서 3월 6일부터 4월 19일까지 진행된다.
이번 전시는 김인겸 작가가 1996년 퐁피두 센터의 초대로 파리에 정착하여 활동하기 시작한 이래 변화된 양상을 뚜렷하게 보여주는 작품들로 구성된 전시이다. 2005년 시공 갤러리 개인전 이후 대구에서 20년 만에 열리는 개인전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남다르다.
Exhibition view of Kim In Kyum at Wooson Gallery Daegu
“조각된 종이, 접힌 조각”으로 번역되는 본 전시의 제목 ≪Papier Sculpté, Sculpture Pliée / Sculpted Paper, Folded Sculpture≫은 프랑스 평론가 기 부아이에(Guy Boyer)가 쓴 김인겸에 관한 비평문에서 착안한 것이다. '접기'라는 독특한 조형방식이 두드러지는 작품들로 구성된 본 전시는 1990년대 말 등장하기 시작한 <빈 공간(Emptiness)>, <Space-Less>시리즈 작업이 주를 이루며, 종이에서 시작된 탐색이 한편으로는 조각의 형식으로 다른 한편으로는 평면 데생의 방식으로 실현되며 조각과 데생의 언어를 상호 치환시키는 모습을 보여준다. 더불어 설치 형식의 <프로젝트> 시리즈에 해당하는 1995년 제46회 베니스 비엔날레 한국관 출품작 <Project21-Natural Net>과 1992년 문예진흥원 미술회관(현 아르코미술관) 전시작 <Project-The Walls of Thought> 영상 및 아카이브가 전시된다. 한국현대미술사에 있어 건축적이고 장소특정적 설치미술의 선구적인 예로 평가되는 두 작품의 영상과 자료를 통해 당시의 현장감을 생생하게 전달코자 한다.

김인겸(金仁謙, 1945-2018)은 홍익대학교 조소과와 동 대학원을 졸업했다. 1977년부터 ⟪한국현대조각회전⟫ 에 꾸준히 참여했으며, 1978년 경기청년미술인협회를 창립했다. 1982년부터 10년간 이어진 ⟪한일현대조각전⟫에 지속적으로 출품하였다. 1980년 <환기 08-80>으로 중앙미술대전 장려상을 수상했으며, 1997년 가나미술상, 2004년 김세중 조각상을 수상했다. 1988년 첫 개인전 ≪묵시공간 Revelational Space≫을 시작으로 15회의 개인전을 개최했으며, 다수의 기획전에 초대되었다. 1995년 베니스비엔날레 한국관 대표작가로 선정되어 <프로젝트21-내추럴 네트 Project21-Natural Net>를 출품했다. 1995년은 베니스비엔날레 100주년을 맞아 한국관이 건립된 해로, 독립국가관 건립 첫 해 대표작가로서 한국관 내 중앙 원형 전시장 전체를 작품의 요소로 끌어들인 건축적이고 장소특정적인 설치 작업을 선보여 국내외 미술계의 주목을 받았다. 이듬해 1996년 프랑스 퐁피두센터의 초대로 도불하여 2004년까지 파리를 중심으로 활동하였다. 2017년 수원시립미술관에서 개최된 회고전 ⟪김인겸, 공간과 사유⟫는 2018년 작가의 작고로 그의 생애 마지막 개인전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