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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미술관, 그 외침과 속삭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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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기동 서울미술관을 알고 계셨나요 ? 
서울미술관 전시를 거론하니 대다수 자하문터널 옆 2012년 개관한 서울미술관으로 아는데 전혀 별개이다.  


김달진미술자료박물관(이하 박물관)은 《서울미술관, 그 외침과 속삭임》전시를 2025년 3월 7일부터 5월2일까지 개최한다. 서울미술관은 오윤, 오경환과 함께 민중미술의 태동을 알렸던 '현실동인'(1969)의 창립회원이던 임세택이 한국상업은행장이던 부친 임석춘의 도움을 받아 개관한 미술관이다. 1981년부터 2001년까지 20년 동안 '서울 종로구 구기동 88-2'에서 운영된 서울미술관은 60여 회 전시와 강연회, 공연 등 다양한 문화행사를 개최하며 당대 가장 선진적 미술문화를 이끌었다고 평가 받는다. 우리 미술의 흐름에 중요한 역할을 했던 한 사립 서울미술관의 역사를 다시 기억하고 기록한다.

서울미술관 전경, 1981


서울미술관 개관전을 열며
(왼쪽부터) 강명희, 김윤수, 임세택, 권순철, 1981.11



개관 당시 멕시코대사관으로 활용되었던 건물을 사용하여 화제가 되었으며, 뒤샹과 만 레이, 오펜하임과 로베르트 마타 등 유럽의 다다와 초현실주의, 프랑스 신구상회화를 전시를 통해 소개하는 등 적극적으로 해외미술을 국내에 알리는데 앞장섰다. 더불어 사회참여적 경향이 강한 신학철, 임옥상, 권순철, 민정기와 같은 민중미술 작가의 개인전을 개최하여 민중미술 제도화에 기여하였다. 미술관이 IMF 이후 경영난을 겪고 있던 시기에는 국내와 프랑스 문화예술인 100여 명이 구명운동에 참여하기도 하였지만, 끝내 2001년에 폐관하게 되었다. 구기동에 위치해 있던 서울미술관 건물은 2023년경에 철거되었다. 박물관에서 2012년 《외국미술 국내전시 60년》과 연계하여 “한국미술에 큰 영향력을 준 외국전시”를 설문조사하였는데 서울미술관의 1982년《프랑스의 신구상미술전》이 3위로 선정되기도 하였다. 

《프랑스의 신구상회화》 도록
서울미술관, 1982.7.10-8.15, 27.3×22.5cm, 54쪽, 1982


《신학철》 팸플릿
서울미술관, 1982.9.25-10.15, 26×19cm, 14쪽, 1982


《뒤샹·서울》 도록
서울미술관, 1987.9.1-9.30, 26×18cm, 74쪽, 1987



전시를 위해 미술관장이었던 고 김윤수관장 부인 김정업, 기획실장이었던 심광현, 근무했던 최석태, 전시작가 민정기, 미술관 활동에 동참했던 박신의, 이영욱을 인터뷰하여 당시를 증언했다.

퐁튀스 훌텐(Pontus Hulten) 전 퐁피두센터 관장 내한
(왼쪽부터) 유준상, 심광현, 임세택, 안소연, 이화익, 김현숙, 퐁튀스 훌텐, 이윤신, 이경성, 박규형; 
서울미술관 전시를 위한 일정 중 국립현대미술관 방문ㅡ 1989




박물관은 지난 2월 18일에 전시 사전 세미나를 개최하였다. 세미나에서는 심광현 한국예술종합학교 명예교수(전 서울미술관 기획실장)의 ‘서울미술관을 회고하다: 1985-1993’와 기혜경 홍익대학교 교수의 ‘《문제작가전》과 형상미술’, 김종길 경기도미술관 학예연구팀장의 ‘서울미술관 전시: 《프랑스의 신구상미술전》 중심으로’ 주제 발표가 있었다. 토론 시간에는 최열 미술사가, 김영호 중앙대학교 명예교수, 최태만 국민대학교 교수가 패널로 참여하였다.





김달진미술자료박물관 서울미술관 회고 세미나, 발표자 및 패널 단체사진, 2025.2.18



이번 전시는 박물관이 수집해 놓은 서울미술관의 아카이브 60여점과 전시 준비 기간 동안 서울미술관과 관계된 인물에 대한 인터뷰 영상으로 구성된다. 박물관은 전시 종료 이후에 박물관 누리집(daljinmuseum.com) 등을 통해서 전시 기간 동안 구축한 기초 연구자료를 온라인에 무료로 공개할 예정이다. 전시를 기획한 김정현 학예사는 “유럽 68혁명 시기 이후 급변하던 문화사적 흐름에 조응한 서울미술관은 운영 체계와 전시 등 모든 면에서 당시로서 선진적인 미술관 문화를 한국에 선보였다. 특별히, 프랑스의 문화예술계와 긴밀히 관계를 맺었던 서울미술관은 내년에 개관하는 퐁피두센터한화와 2030년 부산에 퐁피두센터 분원 건립이 논의되고 있는 현 시점에 짚어볼만한 가치가 있다.”고 기획 의도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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