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현수 展 <카네이션 미학>
2025.2.7-2.27
당진문예의전당
자연을 바라보는 인간의 태도에는 경이와 경외, 그리고 깊은 성찰이 자리한다. 문현수의 작업은 이러한 태도를 시각적으로 구현하는 과정이며, 그의 오랜 탐구는 자연과 인간 사이의 관계를 되묻는 예술적 실천이다. 1985년부터 2021년까지 36년 동안 당진에서 미술 교사로서 수많은 이들에게 가르침을 전해온 문현수는, 자연에 대한 예술적 경외심을 자신의 삶과 실천의 핵심으로 삼아왔다. 문현수: 카네이션 미학은 그가 자연 속에서 발견한 조형적 질서와 감각적 울림을 집약한 결과를 조명한다. 한 예술가가 자연과 조우하는 방식을 섬세하게 탐색하는 장이자, 그의 내면에 자리한 깊은 신념과 예술적 태도를 드러내는 자리로, 이번 전시는 나아간다.
전시제목에서의 카네이션 미학이 가리키는 바는 지역 유수의 인재를 가르친 교육자에 바치는 헌사인 동시에 작가가 자연을 관찰하는 태도이다. 문현수에게 자연은 일방적으로 바라보거나 감상하는 대상이 아니다. 사시사철 계절의 순환 가운데 당진의 자연은 끊임없이 변하고 움직이며, 인간과 조용하는 존재로 드러난다. 그는 계절의 순환 가운데 당진의 자연은 끊임없이 변하고 움직이며, 인간과 조용하는 존재로 드러난다. 그는 자연을 단순한 오브제로서 재현하는 것이 아니라, 그것이 지닌 리듬과 조화, 그리고 흐름을 예술의 언어로 번역한다. 회화와 판화, 공예와 염색을 넘나드는 그의 작업 방식은 자연이 전하는 다양한 감각적 경험을 포착하려는 시도로 보인다.
문현수가 자연을 대하는 태도는 단순한 재현의 차원에 머물지 않는다. 그는 자연을 조형적 질서로 환원하지 않고, 오히려 그것이 지닌 고유한 리듬과 운율을 포착하는 데 주력한다. 특히, 그의 작품 속에서 반복적으로 등장하는 곡선과 유기적인 패턴들은 자연이 스스로 구축한 형식의 반영이며, 이는 인간이 인위적으로 만들어낸 질서와는 다른 차원의 미학적 경험을 제공한다. 여기에서 우리는 바슐라르가 공간의 시학에서 논의한 '물질적 상상력'의 개념을 떠올릴 수 있다. 바슐라르는 자연의 형태들이 단순한 물리적 존재가 아니라, 인간의 상상력을 통해 더욱 깊은 의미를 획득한다고 보았다. 문현수의 작업도 이러한 맥락에서 이해될 수 있다. 그는 자연의 형상을 빌려오는 것이 아니라, 자연이 인간에게 불러일으키는 감각과 정서를 시각적으로 환기하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