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달진미술연구소가 2024년 한 해 새롭게 개관한 전시공간을 조사한 결과, 전국에 총 102개 처의 전시공간이 개관한 것으로 나타났다. 본 집계는 서울아트가이드 등재 공간과 <달진뉴스>에 기초하였으며, 그 외에 한국박물관협회, 한국사립박물관협회, 한국사립미술관협회, 한국화랑협회, 간행물, 보도자료, 개관 기념 초대장 등을 통해 개관 정보를 수집하였다. 조사 지역은 서울을 포함한 국내 모든 지역이며, 박물관, 미술관, 갤러리, 전시공간이 있는 복합문화공간, 기념관, 갤러리카페 등을 포함하였다.

전국의 전시공간을 한국박물관협회, 한국사립박물관협회, 한국사립미술관협회, 한국화랑협회의 회원관 수로 유추해 봤다. 2024년 12월 기준국 · 공립, 사립, 대학박물관, 미술관을 포함하는 한국박물관협회는 회원관 수가 699개(2024년 신규 입회관 12개), 한국사립박물관협회 회원관은 160개(입회관 1개), 한국사립미술관협회 회원관은 123개(입회관 4개), 한국화랑협회 회원관은 184개(입회관 10개)이다. (각 협회 전체 회원관 수는 2024년 입회관을 포함한 숫자이다.)

김달진미술연구소는 2005년부터 20년간 매년 조사 결과를 발표해 왔으며, 매년 개관 수가 2019년까지 지속적으로 증가 추세를 보이다가 코로나19 팬데믹으로 감소하면서 2020년부터 전시공간 개관수가 감소하였다. 2020년 전년도 대비 31개 감소한 170개, 2021년에 28개 감소한 142개, 2022년에 14개 감소하여 128개, 2023년에는 32개 감소한 96개였다. 그러나 작년 2024년 다시 증가하여 102개처로 집계되었다.

2024년 신규 전시공간을 지역별 분포로 조사한 결과, 2024년 12월 기준 전국 102곳 중 서울이 37개(36.3%)로 가장 많은 수를 차지했으며, 서울 외 기타 지역은 65개(63.7%) 개관하였다. 서울 지역 중에서 강남구가 14개로 개관 수가 가장 많았으며, 그다음으로 종로구가 8개, 서초구 · 용산구 각 3개, 송파구 · 중구 각 2개, 광진구 · 마포구 · 성북구 · 양천구 · 중랑구가 각 1개 개관하였다. 서울 외 기타 지역에서 개관한 65개 처 중 경기가 10개로 가장 많은 개관 수를 보였으며, 그다음으로 부산 9개, 충북 · 인천 7개, 대구 · 충남 6개, 전남 4개, 경남 · 제주 각 3개, 강원 · 대전 · 울산 각 2개, 경북 · 광주 · 세종 · 전북 각 1개 개관하였다. 공간 성격별로 살펴보면 전국 102개 곳 중 갤러리가 52개(51%), 복합문화공간이 25개(24.5%), 미술관이 11개(10.8%), 박물관이 4개(3.9%), 그 외 갤러리카페, 대안공간 등 기타 전시관이 10개(9.8%) 순으로 나타났다.

국립인천해양박물관

간송미술관의 상설전시공간인 대구간송미술관이 9월 대구 수성구에 개관하였다. 간송미술문화재단이 운영하는 서울 성북구 간송미술관(보화각)의 첫 분관으로 지하 1층 · 지상 3층에 6개의 전시 공간을 갖춘 총 연면적 8,003㎡(약 2,400평) 규모로 건립됐다. 78일간 열린 개관전 《여세동보-세상 함께 보배 삼아》에 국보 · 보물 40건 97점이 전시돼 총 22만 4,000명의 관람객이 방문했다.

2월에 문을 연 강릉 솔올미술관이 교동7공원에 지상 2층, 지하 1층, 연면적 3,220㎡ 규모로 개관 이후 6만 명 넘는 관람객이 방문하여 지역 미술관으로 자리매김하였다. 현대 건축의 거장이라 불리는 리처드 마이어가 설립한 건축회사가 설계해 개관 전부터 주목을 받았다. 솔올미술관은 현재, 한국근현대미술연구재단의 위탁 운영이 종료됨에 따라 강릉시에 소유권이 이전되면서 운영이 중단되었고, 건물 보수를 거쳐 이름을 변경하고 시립미술관으로 향후 운영될 예정이다.

오디오(Audio)와 뮤지엄(Museum)의 합성어로 지은 오디움(Audeum)이 지난 6월에 세계 최초의 오디오 박물관으로 서울 서초구 내곡동에 문을 열었다. 소리를 중심으로 문화와 예술을 장려하기 위해 설립되었으며, 오디오에 깊은 애정을 가진 KCC 정몽진 회장과 오디오 전문가 고 최봉식 씨의 수집품들로 이루어진 공간이다. 게다가 세계적인 건축가 쿠마 켄고가 설계하고 그래픽 디자이너 하라 켄야가 함께 꾸며서 화제였다. 7월에 LG헬로비전이 인천 부두 상상플랫폼에 개관한 뮤지엄L은 미디어아트와 순수 미술, 이색 · 테마 등 다양한 장르의 전시를 한 자리에서 만나볼 수 있는 3개관으로 이루어진 대형 복합문화공간이다.

부산 근현대사를 집중 조명하는 역사박물관이 부산근현대사역사관 이름으로 1월 새롭게 탄생하였다. 부산 중구에 위치한 부산근현대역사관은 일제강점기 시기 건축물인 부산근대역사관과 한국 1세대 건축물인 옛 한국은행 부산본부건물을 새롭게 단장하여 개관하였다. 본관은 금고미술관 등 복합문화공간, 별관은 인문학 거점공간으로 구성하였다.

인천 앞바다가 한눈에 보이는 인천 중구 북성동 월미도에 국립인천해양박물관은 지상 4층 연면적 1만 7,000여㎡(약 5천140평) 규모로 11월에 개관했다. 박물관은 실감영상실, 어린이 박물관, 해양문화실, 기획전시실, 수장고, 카페 등을 갖추고 있다. 《교류의 바다, 연결의 시작》이라는 주제로 구성된 상설전시관과 기획전시실에선 총 890여 점의 유물과 전시물 등을 관람할 수 있다.

대구간송미술관

갤러리 속초의 피노디아뮤지엄은 1999년 강원 국제관광엑스포이후 방치되었던 주제관을 리모델링을 거쳐 1월에 개관했다. 전체가 에듀테이먼트 테마파크를 표방하고 복합문화공간으로 다빈치뮤지엄, 미켈란젤로뮤지엄,아트갤러리마키아올리, 아트홀로 조성되었다. 대구의 서양화가 권정호가 1호 사립미술관으로 등록 2월에 권정호미술관을 개관했고, 조각가 정관모 김혜원 작가가 거주하던 서울 평창동 자택을 7월에 뮤지엄 C&K으로 개관했다.

라인문화재단이 2026년 성북동에 미술관을 신축중이며 11월에 강남 삼성동에 개관한 프로젝트스페이스라인은 약 90평의 전시공간 및 기타시설을 갖춘 3개층과 루프탑으로 구성되었다. (재)한국장애인문화예술원에서 12월 서울스퀘어 별관에 장애인의 창작과 발표기회를 확대하기 위해 모두미술공간을 개관했다.

지방에서 지역 미술시장을 확보하면서, 지역 내 작가를 발굴하고 장기간 자리매김하던 화랑들이 서울에 분점을 내며 확장을 시도하고 있다. 1989년 부산 광안리에 갤러리월드로 처음 개관했던 조현화랑이 2007년 해운대로 이전하면서 서울 강남구 청담동에 문을 열었다가 청담점을 2015년에 철수하였는데, 그 후 9년 만인 지난 5월 서울 장충동 신라호텔 지하 1층에 다시 전시 공간을 열었다. 2012년 대구에 문을 연 우손갤러리가 11월 서울 성북동에 분점을 개관하였다. 개관 전시로 대구와 서울에서 동시에 파브리스 이베르 개인전을 《Energy》, 《Imaginary》 두 가지 테마로 마련하였다. 경기 파주에 있는 갤러리박영이 2월에 서울 강남구에 청담점을 열었다.

솔올미술관

최근 몇 년간 미디어아트 시장이 급성장하면서, 디지털 기술 기반의 미술관을 지향하는 미디어 아트 전용 전시관들이 곳곳에서 개관했다. 캔버스가 아닌 전시실 벽과 바닥을 도화지처럼 사용하면서 전통적인 회화나 조각 등의 장르에 익숙한 대중들에게 낯설지만 새로운 경험을 제공하고 있다.

몰입형 미디어아트 전시관 아르떼뮤지엄이 부산 영도구에 전 지점 중 최대 규모 5,620㎡로 부산점을 7월에 개관했다. 아르떼뮤지엄은 디지털 디자인 · 아트 업체 디스트릭트가 ‘영원한 자연’을 주제로 만든 몰입형 미디어아트 전시관으로, 2020년 9월 제주를 시작으로 여수, 강릉에, 그리고 해외 진출을 본격화하여 2022년 홍콩에 개관하였고, 청두, 라스베이거스, 두바이에 이어 국내에는 2년 만에 오픈하였다.

또한 뮤지엄헤이가 7월에 파주시 탄현면 통일동산 관광특구 내에 7,250㎡ 부지에 3,900㎡ 규모로 미디어아트 전용관을 신축해 개관했다. 20여 가지 테마의 미디어아트로 구성된 이 전용관은 시공간을 초월한 몰입과 경험을 제공한다. 중흥그룹이 전남 나주에 우주를 체험할 수 있는 미디어아트 전시장을 우주드림(UZE DREAM)이란 이름으로 8월에 오픈했다. 3,300㎡(약 1,000평) 규모의 체험공간이 있으며, 관람객이 여권을 받고 탑승 티켓을 소지한 후 우주선에 탑승해 체험한다.

독일 기반 갤러리 마이어리거가 서울에 지점을 두고 있던 에프레미디스갤러리를 인수합병하여 서울 강남구 삼성동에 9월 개관하였다. 미리엄 칸 · 호르스트 안테스 · 셰일라 힉스 등 세계 정상급 작가를 거느리며 베를린 · 카를스루에 · 바젤에서 운영 중인 갤러리로 아시아의 첫 갤러리를 서울에 열었다. 1987년 이탈리아에 설립된 갤러리 마시모데카를로가 3월 서울 압구정 로데오역 인근에 갤러리 개념을 넘어선 스튜디오이자 뷰잉룸을 열였다. 스튜디오 오픈 기념으로 첫 전시는 베네치아비엔날레 이탈리아관의 대표 작가인 마시모 바르톨리니의 개인전이었다.

오매갤러리

제주 이중섭미술관이 11월 시설 확충공사 추진에 따른 철거로 2027년까지 장기 휴관에 들어갔다.

이중섭미술관은 미술관 운영이 중단되며, 인근창작스튜디오 갤러리에 이중섭전시공간을 마련하여 이중섭 생애 자료와 기록물 전시를 하고 있다. 서울 종로구 부암동의 환기미술관이 10개월에 걸친 리노베이션으로 노후화된 시설을 개보수하여 12월 재개관했다. 미술관이 30주년 기념전과 함께 재개관을 맞아 3개 전시를 선보이고 있다. 전시 공간을 이전하여 새롭게 오픈한 곳들도 있다. 서울 성동구 성수동에 있던 오매갤러리가 삼청동 총리공간 옆에 신축공간을 마련하여 9월 이전 개관하였고, 서울 강남에 있는 갤러리 예화랑이 11월에 창덕궁 인근에 새로운 전시 공간을 열었다. 1978년 서울 종로구 인사동에서 시작해 강남으로 옮긴 예화랑은 창덕궁점 개관과 함께 강남구 신사동 가로수길에 있던 갤러리 건물이 개보수에 들어간다.

매스갤러리가 청담점에 이어 두 번째 전시공간을 9월 용산구 한남동에 매스갤러리 한남을 개관하였고, 2021년 청담동에 개관한 쾨닉 서울이 9월 용산구 이태원으로 이전하였다. 안국문화재단에서 운영하는 AG갤러리가 6월 본사를 경기도 과천 신사옥으로 이전하면서 갤러리도 함께 이전하였다. 서울 청담동에 있던 갤러리화이트원이 서울 강남구 삼성동으로 10월 이전하였고, 오미갤러리도 12월 종로구 인사동 마루 본관 2층에 214㎡(65평) 규모로 새롭게 이전 개관하였다.

박물관의 미래 주 관람객이 될 어린이를 위한 어린이박물관도 재개관하였다. 서울 용산구 국립중앙박물관 어린이박물관이 약 377㎡(약 114평) 규모로 공간을 새롭게 단장하고 11월 재개관하여 문화유산을 직접 체험해 볼 수 있는 공간이 마련되었다. 국립춘천박물관과 국립광주박물관 어린이박물관도 다양한 체험과 학습공간을 갖춰 재개관하였다.

<자료제공 : 김달진미술연구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