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라바조, 〈골리앗의 머리를 든 다윗〉, 1606, 캔버스에 유채, 119.5×94.5cm, 개인 소장 ⓒ Caravaggio
《빛의 거장 카라바조 & 바로크의 얼굴들》(2024.11.9-3.27,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전은 관객을 빛과 그림자가 얽힌 강렬한 대비 속으로 끌어들인다. 전시장에 들어서는 순간, 카라바조 특유의 명암 대비가 만들어내는 극적인 세계에 빠져들었다. 카라바조(1571-1610)는 인간의 내면을 빛과 어둠이라는 대비를 통해 표현한 화가다.
그의 대표작 〈도마뱀에게 물린 소년〉은 고통에 일그러진 얼굴로 인간의 복잡한 감정을 생생히 드러내고, 〈그리스도의 체포〉는 잔혹함과 성스러움이 얽힌 긴장감 넘치는 장면을 보여준다. 그의 작품은 현실과 신성을 한데 엮어 당시 회화의 새로운 가능성을 열었다. 그의 대표작 〈골리앗의 머리를 든 다윗〉에서는 슬픔과 후회의 감정이 두드러지며, 이러한 감정은 인간의 고뇌와 구원이라는 보편적인 이야기를 전한다. 관객은 이 작품을 통해 어둠 속에서도 발견되는 희미한 빛의 순간을 체감할 수 있다.
이번 전시에서는 카라바조의 작품뿐만 아니라 그의 영향을 받은 아르테미시아 젠틸레스키, 조반니 발리오네 등의 작품도 만나 바로크의 진수를 만날 수 있었다. 카라바조와 동시대 화가들의 작품은 그 시대의 종교적, 사회적 배경 속에서 깊은 감정과 메시지를 전달한다. 전시는 바로크 시대의 정서와 연결되며 감정을 공유하는 특별한 경험을 선사했다. 카라바조의 극적인 표현 방식은 오늘날에도 큰 영향을 미쳤다. 그의 빛과 어둠의 이야기는 현대 사진, 영화, 연극 등 다양한 예술 장르에서 반복적으로 차용되며 강렬한 울림을 준다. 이번 전시는 미술에 대한 깊은 관심이 있는 이들뿐만 아니라 인간 본성과 내면을 탐구하려는 누구에게나 통찰과 감동을 안겨주었다.